고무공은 바닥에 던지면 튀어 오르지만, 유리공은 깨져버립니다.
유리공을 바닥으로 놓쳐버리면, 다시 손에 쥘 기회가 없어지는 것이지요. 병원에서 근무하다 보면 많은 환자분들을 만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건강은 유리 공이다’ 건강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입니다. 아무리 멋진 산책로도 내가 편히 걸을 수 없으면 소용없고,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내가 소화시킬 수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가장 소중한 것이지만, 우리는 잊고 삽니다. 이게 얼마나 망가져 있는지를, 얼마나 망가지고 있는지를.
우리는 이제 점점 더 오래 살게 됩니다. 2018년 65세 이상 고령자는 대한민국 인구의 14%가량을 차지하고, 2060년에는 41%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1970년엔 61.9세였지만, 2016년엔 82세로 최근 40여 년 사이에 20년이나 훌쩍 늘어났습니다. 그럼, 우리는 늘어난 수명을 갖게 되었으니 오래 살아서 더 ‘행복’ 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 이것만으론 부족합니다. 늘어난 수명만큼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면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늘어난 그 시간만큼 병원 침대에 누워 연명치료를 받게 된다면, 결코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현재 만 30세 이상 인구 중 고혈압을 앓는 비율은 30%에 달하며, 당뇨병, 이상 지질혈증 등 다른 만성질환 유병률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그야말로 ‘만성질환’의 시대가 도래하였습니다. 고혈압 및 이상 지질혈증은 추후에 뇌졸중, 심근경색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는 질병이며, 우리나라의 만성 신장질환으로 신장이 모두 망가져 투석으로 연명하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당뇨병’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우리 몸은 건강 이상에 대해 미리미리 ‘다양한 적신호’를 보냅니다. 마치 태풍이 오기 전 기상청에서 ‘주의보’를 보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중 일부는 우리가 손쉽게 느끼거나 확인할 수 있고, 또 어떤 것은 병원의 정밀한 기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신호를 무시한다면, 건강은 계속해서 악화되며 앞서 보냈던 ‘주의보’가 아닌 ‘경보’를 보내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 몸이 신호를 통해 반복적으로 호소하고 울부짖습니다. 내 몸의 건강을 신경 써달라고 말이지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메시지들을 무시하면서 삽니다. 무시의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신호가 ‘신호’인 줄을 모르고 있거나, 또는 ‘신호’인 줄은 알지만, 당장 사는데 많은 불편함은 없거나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무시하거나. 건강하게 살기 위해, 아니 살아있는 한 ‘행복’하기 위해 우리는 이제 이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가장 일반적이면서, 위험한 신호가 '과체중'입니다.
내 몸이 비만 또는 과체중 상태라면, 이 의미는 우리 몸이 고혈압, 이상 지질혈증, 당뇨, 간 기능이상 등의 만성 내과질환뿐만 아니라 퇴행성 관절 질환 등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비유하자면 모기에 물리는 게 만성질환에 걸리는 것과 같다고 볼 때, 비만 상태란 습하고 더운 여름날 밤 문을 활짝 열어놓은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이것이 ‘적신호’임을 감지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내 체중을 관리한다면, 비만으로 나타났던 ‘주의보’는 고혈압, 당뇨 등의 ‘경보’로 이어지지 않게 되고, 이렇게 관리하여 적정한 체중을 갖게 된다면, 활짝 열어놓았던 문을 굳게 닫아 놓은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종 만성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 것이지요. 유리 공이 바닥에 떨어지고 나서 후회한들, 너무도 늦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지금부터 정신을 차리고, 내 인생을 행복하게 꾸려나가기 위해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내 건강’을 지키는 것. 희소식은, 내가 지금 과체중 이거나, 고혈압을 진단받아서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한들, 다행히 유리 공은 아직 내 ‘손안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이 늦지 않았음을 당장 깨닫고, 머리가 아닌 몸으로 ‘건강’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한발 내딛는 것이 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며 나 그리고 내 주변의 행복을 위한 가장 지혜로운 행동입니다. 우린 모두 점점 오래 살게 됩니다. 나의 늘어난 수명이 ‘연명 수명’이 아닌, ‘건강 수명’이길 바란다면,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합니다. 그 행동의 용기가 여러분들의 내면에 샘솟길,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에디터: 짐데이리즈 충코치님(현직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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